"벌초 갔다 왔더니 열이 나요."
가을이면 병원에서 은근히 자주 듣는 말이에요.
감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드기 때문인 경우가 있거든요.
추석 전후로 벌초·성묘를 가고, 단풍철엔 등산에 텃밭까지 챙기는 30~50대라면 남 얘기가 아니에요.
문제는 진드기가 벌처럼 "나 여기 있다"고 소리를 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오늘은 가을철 진드기 감염병 두 가지, SFTS(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와 쯔쯔가무시증의 위험도, 옷차림, 기피제, 물렸을 때 대처법을 질병관리청·서울시 안내 기준으로 정리해 볼게요.

Photo: Commonsource, CC BY 3.0, via Wikimedia Commons
왜 가을에 유독 조심해야 하냐면요
진드기 감염병은 크게 두 종류를 알아두면 돼요.
SFTS는 참진드기가 옮기는 병이에요.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2013년 감시를 시작한 뒤 2025년까지 누적 환자 2,345명 중 422명이 사망해 치명률이 18.0%예요.
백신도, 특정 치료제도 아직 없어서 "안 물리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예방법이에요.
매년 200명 안팎이 발생하고, 4~11월에 주로 나오며, 2025년에는 환자의 81.8%가 60세 이상이었어요.
2026년 첫 환자도 4월 21일 울산에서 텃밭 작업 뒤 발생했어요.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이 옮겨요.
치명률은 0.2% 안팎으로 낮지만, 환자 수가 많아요.
2025년에만 3,405명이 신고됐고, 매년 환자의 대부분이 10~11월 두 달에 몰려요.
여름에 알에서 깬 유충이 가을에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에요.
즉, 9월 벌초·성묘는 SFTS를, 10~11월 등산·나들이는 쯔쯔가무시증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시기라고 보면 돼요.
그리고 두 병 모두 "60대 이상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40~50대"에게 더 신경 쓰이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벌초·성묘·등산 갈 때 옷차림 체크리스트
질병관리청과 서울시가 안내하는 예방수칙을 "나가기 전·나가서·돌아와서"로 나눠 정리했어요.
나가기 전
- 밝은 색 긴팔·긴바지를 입어요. 밝은 옷이어야 진드기가 붙었을 때 눈에 띄거든요.
- 모자, 목수건, 토시, 장갑, 목이 긴 양말, 장화나 등산화까지 챙기면 좋아요.
- 바지 밑단은 양말 안으로 넣어요. 패션은 잠시 접어두는 날이에요.
- 식약처 허가를 받은 진드기 기피제를 옷과 노출 부위에 뿌려요.
- 벌초용 작업복과 평상복은 처음부터 분리해요.
나가서
- 풀밭에 바로 앉거나 눕지 않고, 돗자리를 깔아요.
- 옷이나 배낭, 돗자리를 풀 위에 던져두지 않아요.
- 등산로를 벗어난 수풀은 되도록 피해요.
- 기피제는 지속 시간이 있으니 제품 안내대로 주기적으로 다시 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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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Mathew Schwartz, CC BY 3.0, via Wikimedia Commons
돌아와서
-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옷을 털고, 입었던 옷은 바로 분리해서 세탁해요.
- 곧바로 샤워하면서 몸에 물린 자국이나 붙어 있는 진드기가 없는지 확인해요.
- 겨드랑이, 무릎 뒤, 사타구니, 머릿속, 귀 뒤처럼 접히는 곳을 특히 잘 봐요.
- 반려견과 함께 다녀왔다면 반려견 몸도 같이 확인해요.
진드기에 물렸을 때 이렇게 하세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나예요.
손으로 잡아 뜯거나 터뜨리지 않는 것.
진드기는 며칠씩 붙어서 피를 빠는데, 이때 머리 부분이 피부 안에 박혀 있어요.
손으로 확 뜯으면 몸통만 떨어지고 머리가 남거나, 진드기 체액이 상처로 들어갈 수 있어요.
가능하면 보건소나 병원에 가서 제거하는 게 안전해요.
부득이하게 직접 떼야 한다면 서울시 안내처럼 핀셋을 피부 가까이 깊숙이 넣어 진드기 머리 쪽을 잡고, 비틀지 말고 수직으로 천천히 당겨요.
제거한 뒤에는 물린 부위를 소독하고, 손도 깨끗이 씻어요.

Photo: cdc.gov,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떼어낸 진드기는 바로 버리지 말고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넣어 두면, 나중에 증상이 생겼을 때 진료에 참고가 될 수 있어요.
이런 증상이면 바로 병원에 가세요
잠복기가 있어서 물린 당일엔 멀쩡해요.
그래서 "야외활동 후 2주"를 기억하는 게 핵심이에요.
- SFTS: 잠복기 5~14일. 38도 이상 고열, 오한, 근육통, 구토·설사·식욕부진 같은 소화기 증상이 대표적이에요. 심하면 의식이 떨어질 수 있어요.
- 쯔쯔가무시증: 잠복기 10일 이내. 발열, 오한, 근육통, 발진과 함께 물린 자리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기는 게 특징이에요.
두 병 모두 초기 증상이 감기나 장염과 비슷해요.
그래서 병원에 가면 반드시 "며칠 전에 벌초(성묘·등산·텃밭) 다녀왔어요"라고 먼저 말해 주세요.
이 한마디가 진단 속도를 크게 바꿔요.
의사 선생님은 점쟁이가 아니라서, 말해 주지 않으면 알기 어렵거든요.
특히 쯔쯔가무시증은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반대로 SFTS는 특정 치료제가 없어 대증 치료가 중심이라, 고령이거나 지병이 있는 분은 더 빨리 진료를 받는 게 좋아요.
벌초 가기 전 5분 준비물 정리
마지막으로, 현관 나서기 전에 훑어볼 준비물이에요.
- 밝은 색 긴팔·긴바지, 모자, 목수건, 장갑, 긴 양말
- 진드기 기피제(식약처 허가 제품) — 출발 전 뿌리고 예비로 챙기기
- 돗자리 — 풀밭에 바로 앉지 않기 위해
- 작은 핀셋과 지퍼백 — 만약을 대비한 응급 제거용
- 갈아입을 옷 한 벌 — 작업복은 집에 들어가기 전에 분리
준비물이 많아 보여도, 사실 등산 가방 하나에 다 들어가는 양이에요.
다녀와서는 샤워하면서 몸을 확인하고, 2주 동안 열이 나면 "진드기?"부터 떠올려 주세요.
가을은 산소 풀도, 단풍도, 진드기도 함께 무성해지는 계절이에요.
옷차림과 기피제, 그리고 돌아온 뒤 샤워까지 세 가지만 지켜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어요.
가족 단체 대화방에 이 글을 공유해 두면, 벌초 당일 아침에 "긴바지 입으셨어요?" 한 번 덜 물어봐도 되겠죠.
이 글은 질병관리청·서울시의 진드기매개감염병 예방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개인의 증상이나 치료는 반드시 의료기관과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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